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오늘은 강박장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강박 장애는 세계 보건기구(WHO)가 세계 10대 질환으로 정할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강박증이 어떤 병인지, 왜 생기며 어떻게 치료해야 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강박장애(Obssesive compulsive disorder)
정의
강박장애(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그중에서 강박사고란 원치 않게 자꾸 머릿속을 침입하는 생각이나 어떤 이미지를 말합니다. 이 강박사고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오염이나 청결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공공시설의 손잡이, 문고리 같은 것들을 잡았을 때 거기에 세균이 묻어서 내가 어떤 감염병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 다른 강박사고로는 숫자에 대한 강박입니다. 숫자 4를 발견하면 이것을 상쇄할만한 7을 찾아야 된다는 듯한 마술적 사고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강박행동이란 강박사고로 인해 발생한 불안을 없애기 위한 나만의 행동이나 생각을 말합니다. 본인 스스로 지나치고 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강박 장애 vs 강박성 인격
강박장애와 강박성 인격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TV에 자주 나오시는 노홍철, 김희철, 서장훈씨 같은 경우에 청소를 하고 줄을 완벽하게 맞추고 하는 강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런 경우는 보통 강박성 인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강박증, 강박장애는 보통 그런 증상을 매우 힘들어합니다. 본인도 정말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증상 때문에 하는 거라서 안 하면 마음이 굉장히 불편해 하지만 강박성 인격은 그 정도가 약하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게 된다고 합니다.
원인
강박장애는 어떤 이유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요? 신경전달물징 중에 대표적인 물질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 세로토닌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어떤 기전을 통해서 강박장애 증상을 유발하는지 그 구체적인 기전이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강박장애 환자에서 세로토닌 농도에 변화가 있다든가 혹은 세로토닌 농도를 올려주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같은 약들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로 봤을 때 세로토닌이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는 정도의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뇌의 변화도 강박장애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 그중에서도 특히 꼬리핵 부분이 중요합니다. 꼬리핵 부분이 생각을 거르는 그물망 역할을 합니다. 우리 뇌에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생각들이 계속 생겨납니다. 예를 들면, '부모님이 외출 시에 사고를 당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들이 잠깐 스쳐가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이 생각으로 끊임없이 괴로워하는 경우입니다.
강박장애 치료법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로 나누어 지는데 최고의 방법은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로토닌의 불균형이 강박증의 발생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SSRI 같은 항우울제를 썼을 때 70% 정도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신에 우울증에서 우리가 SSRI라는 약물을 항우울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한데, 이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고용량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프로작을 예로 들어보면, 보통 20~40mg 정도의 용량을 사용하는데 강박증 치료에서는 60~80mg까지 두 배 가까운 용량을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용기간에 있어서도, 우울증의 경우에는 보통 4~6주 정도 효과가 나지만 강박증의 경우에는 8~16주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울증보다 약물을 써야 하는 용량도 많고 기간도 오래 걸립니다.
여러 연구들에서 '인지행동치료 단독으로만 진행해도 약물 치료만큼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된다' 등을 보고한 적도 있습니다. 강박증에서 인지행동치료의 핵심은 ERP(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라고 합니다. ERP는 노출 그리고 반응방지기법이라고 하는데요. 강박사고와 관련해서 두려워하는 상황을 어떤 위계를 정한 다음에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로 순차적으로 노출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강박행동을 하지 않고도 불안감이 자연히 감소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이 기법의 핵심입니다. 가령, '다른 사람하고 악수하고 손 안 씻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로 강박증 환자가 성공했다면 더 높은 단계인 '다른 사람 물건을 만지고 손 안 씻기'로 넘어가게 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보통 10단계까지 상황들을 설정하는 편입니다.
강박행동은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감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려고 강박행동을 하게 되는거죠. 오염에 대해서 불안감이 있으니까 손을 씻어서 해결하는 것인데요. 이게 즉각적으로는 그 불안감을 감소시켜줄 수는 있지만 결국에 강박사고 자체가 잘못됐다는 교정을 해주지는 못 합니다. 악수를 한 다음에 손을 바로 씻어버리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악수를 한다고 해서 오염되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야'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강박행동을 하지 않고도 불안감이 결국에는 줄어든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강박장애 치료 효과가 없다면?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를 진행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럴 때는 또 다른 치료법들을 고려하게 되는데요. 조금 침습적인 방법들로 전기경련 치료, 뇌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 등을 고려하고 최근에는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법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심어 전기 신호로 자극을 주면서 증상을 경감시키는 방법입니다.
결론
강박장애는 굉장히 흔한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병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1/3 정도는 강박증을 앓고 있고 강박증의 2/3 정도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할 정도로 서로 많이 겹치기도 하는 질환입니다. 사실, 강박증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가 아직 많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계신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강박증에 대해서 조금 더 정확한 지식을 갖고 주변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전달해 주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